음악은 항상 이런식으로- 내 앞에 나타난다.
내가 먼저 찾아가는 수고 없이도, 너무 고맙게도- 적절한 시간에 나타나준다- 어찌된 일인지- 누굴 찾아가 고맙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앨리 맥빌 시리즈 처럼 지루하지 않게 매일 새로운 사건들이 나타나준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마음에 쏙 드는 음악들을 언제나 끊임 없이 만나게 되는 일들은 언제나 그렇지만 신기할 따름이다- 어딘가 스크린 뒷편에- 썩 괜찮은 사운드디렉터가 자리를 잡고 앉아서 CD를 산더미같이 쌓아두고 김대현의 띰-송을 매일 매일 골라내고 있는건 아닐런지- 앨리처럼 순진한 상상을 해보기도-
좀 작위적인 생각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어느정도는 맞는 이야기. 난 어딘가 정착할 음악이 없는... 뭐랄까- 고등학교 때 부터 줄곧 이어져 왔던 청취편력이 요즘처럼 곤란을 겪는 시기엔 정신적으로도 좀 불안해진다는 게 사실이다. 어릴적부터, 마치 눈부시게 맑고 투명한 어떤 날 아침처럼 내 주변이 너무 선명해서- 한가지에 집중하기 힘들 때엔- 썬글라스를 쓰는 기분으로- 큼지막한- 헤드셋을 머리에 슥- 얹어놓으면 금방 안정이 되고 몇시간이라도 집중하기가 좀 더 쉬웠던 것이다. 좀 웃긴 얘기지만 한참 공부할 입시철에- 엠씨스퀘어와 같은 역할을 해 주었던게 마릴린 맨슨이나 RATM이었다니 지금생각하면 좀 재밌다.
연말은 이렇게 박력있는 미스터 블래키- 씨의 아트- 를 들으며 보내면 딱 좋겠다 싶다- 어딘가 모르게 하루키와 커넥션이 있는 것 처럼 여기저기서 검색이 되지만- 에음- 누군가를 만나보기도 전에 바이오그라피- 따위를 뒤지는건 영 적성에 맞지 않는다. 큰일이군. 독해는 언제한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