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라주 혹은 몽타주

인사동 까만 보도블럭 위에 벗어져있던 흰색 운동화는 떠나고 난 뒤에 버려졌던 것인지, 출발하기 위해 준비되었던 것인지. 지하철이 다리를 건너기 위해 지상으로 미끌어져 나올 때에 쏟아져 들어온 노란 햇볕 때문에 내가 얼굴을 찡그렸었는지, 그 것을 마주보았었는지. 새벽 6시 마다 아래층에서 울리는 알람이 어떤 음악이었는지, 그 곳에 잠들어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이미 떠난 것인지, 여전히 그대로인지, 아름다운지, 불쾌한지, 너는 누구이고 너는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마치, 빨간 신호등 앞에서 한참 기다리고 서 있다가, 그 것이 파란불로 바뀌고 나서도 건너지 않는 사람처럼. 아무 것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