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아프지 않을 겁니다.

아프지 않다뇨. 이미 아픈 걸요.

아뇨. 그래요 조금 아플 거예요. 하지만 곧 괜찮아질 거예요.

그래요. 그건 알지만, 지금 아프다고요. 당신은 내 아픔을 몰라요.

모르긴요. 아픔을 낫게 하기 위해 나를 찾아온 것 아닌가요? 아픔을 낫도록 하기 위한 과정이니 조금 참으세요.

아프지 않기 위해 왔는데 지금 나를 아프게 하고 있잖소? 내가 여기에 오기 전까지 아팠던 것보다 몇 배는 더 아픈 고통을 나에게 주고 있소.

지금 아프다는 건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 아프시면 진통제를 놓아드리지요.

아니, 그 진통제는 지금 당신이 내게 주는 고통을 낫게 하기 위함 아니오?

치료를 위한 과정이 아프다고 하시면, 그 아픔을 경감시켜드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그렇게 해주시죠. 진통제를 놔주세요. 아! 아야! 아니 진통제를 놔달라고 했지 누가 내 살을 뚫으라고 했습니까.

통증을 없애 드리기 위해서는 주사를 놔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아파요! 아프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