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al boundary

특별히 가만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조금만 둘러보아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마치 나와 다른 사람들의 세상 속에 나만 부당하게 던져진 존재인 것 처럼 외로워하고 몸을 사리는 것은 조금 우습다. (고도 볼 수 있겠다) 예를들어 길을 걷다가, 대형 음반 판매장 쇼윈도우에 걸려있는 커다란 스피커에서 Kings of Convenience 의 신곡이 아무렇지않게 흘러나온다거나 하면, 마치 그 음악은 나만이 소유하고 있던 것인데 이따위로 공개되어버려서 정말 실망이라는 듯, 그닥 흥겨워하지도 않고 심지어 그 순간부터 좋아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결심을 해버리는 지경까지 이르기도 하는 것이다. 문장이 좀 길어서 예를 든 효과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다시말하자면, 고독한 자아(혹은 고상한) 로 남고자 하는 그 유혹이 너무 강한 나머지, 돈키호테처럼 아무데에서나 내 왕국의 깃발을 꽂고,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일종의 사사로운 영토싸움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나 자신의 오류와 무상한 허영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기대를 걸고 응원하는 산초 빤사 조차도 내 안에 있기 때문에 그런 망상과 허영은 쉽게 치유된다거나 건전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보통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가 그의 주변에 벽을 쌓고 그 스스로를 가두었다고 생각하며 혀를 끌끌 차지만. 사실은 모르는 일이다. 위대한 유산의 노라 딘스무어처럼 그에게 위로받고 위로해줄 수 있는 에스텔라가 있을 수도 있고, 웨더링 하이츠의 히스클리프 처럼 마음껏 가학할 수 있는 헤어튼 언쇼가 있는지도 모르는 일. 그가 그 안에서 괴로워 하는지, 즐거워 하는지, 혹시 숨겨둔 위안자가 있는지 또 언제쯤 그 스스로 택한 유배생활을 끝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 자신 이외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