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고 또 더럽다.
당신이 나의 적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당신의 적이기 때문에 나는 숨고 또 숨어야 한다.
당신의 주변에 서 있더라도 당신이 알아챌 수 없을 만큼 존재감 없이.
입을 꽉 다물고, 생각을 해야된다.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한다.
생각을 통해 구제 해야만 한다. 당신이 아닌 나를.
나 이외에 그 누구도 나를 구제할 수 없도록.
나는 나를 구제해야 한다.
더러움 속에서.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으면
아무 것도 선언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 것도 선언하지 않았으면
아무 것도 다짐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 것도 다짐하지 않았으면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았으면
아무 것도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 것도 비난하지 않았으면
아무 것도 원망하지 않았을 것이고.
...
태어난 적 없었으면
이렇게 귀찮은 생을 원하지도 않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