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i guru de va om

액션영화보다 더 빠르고 호러영화보다 더 잔인하고 SF영화보다 더 비현실적인, 이 세상 뉴우스들은 이제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아.서. 사람들은 이제, 이 세계는 나와 관계없고, 나를 해칠 수도 없는,한편의 스펙터클한 영화일 뿐─ 이라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

아나로그 티브이시절 우리를 경악시켰던 토막살인사건따위는 공포영화의 소재로서도 이미 진부해져버렸고, 이웃나라에서 벌어지는 랜드아트급 자연재해나 전 지구적 환경재앙 소식에도 억! 소리나 하려는지. 이 작은 나라에서조차 하루 평균 38명이 자살한다는데- 그게 현실이라는데- 누가 믿을 쏘냐.

이미 더럽혀진 형들과 아버지들은, 어린 동생과 아들 딸에게 그런 현실에 뛰어들라 하고 과감하게 동참한 이들에게는 너도 이제 어른이구나─ 하며, 공범이 된 막내를 따스하게 맞이할것이다.

한편의 스펙터클한 영화를 보면서, 잔인한 장면에서 얼굴을 찡그리고 로맨틱한 장면에서 싱긋 웃다가 주인공의 죽음에 눈물짓지만, 영화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극장을 등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아홉시 뉴스를 보면서 사람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헤헤거리며 웃다가 가끔 울상을 짓곤 하지만, 뉴스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수목드라마를 기다린다.

영화가 끝나고나서, 영화 속 악당들에 분노하고 세상 끝까지 그들을 찾아내 끝장내겠다는 멍청한 사람이 없는것처럼, 뉴스가 끝나고나서 살인자를 처단할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없고 집을 잃은 북극곰들을 찾아가 위로하려는 사람도 없다. 막장인 이 세상을 바꾸어보겠다고 거리로 뛰쳐나가는 사람도 ─ 많지 않다

세계는 '아직도' 앞으로만 나아가려 한다. 젊은이들은 예전처럼 저항하지 않는다. 자이 구루 데 바 옴- 하고 외던 주문도 효력을 다했다. 나띵 고나 체─인지 마이월드─ 라고 하지 않았나

무작정 평화를 외치던 우리의 존레넌이 무고하게- 컨피덴셜하게- 살해당한 그 즈음부터- 모던에 포스트-를 달고 달리던 서구는 이제 볼장 다 봤다는 듯 동양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엘리트 출신 서구가 동양 고전에 흥미를 느끼는 동안, 늦깎이 복학생차림의 동양은, 단물 다 빠진 서구의 최신 유행을 복습하기에 바쁘다. 이런 형국을 두고, '도를 아십니까?' 사람들 말마따나─ 지금은 우주의 기운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기우는 형세이니─ 우주의 가을을 준비해야합니다. 라고 말하는게 어쩌면 더 속편한 일인지도

하여간, 여하간, 우리에게는 그저, 진짜같지 않은 이 세계와는 다르게 온전히 돌아올수있는 세계가 필요하다. 부르면 대답하고, 만지면 만져지는 가깝고 실감나는 그런 세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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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Boney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