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버려

사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줍던 손을 멈추고 행간으로 숨는다
말하는 그대로가 다 이루어지다니, 이러다 자칫 성공해버릴지도
모른다고 권태마저 흥미로운 것이었는지 금방 씻은 손을 씻다 또
씻고 상처가 다 나으면 자비로움에 감사하며 말해야지 오 주어도
모른다고 욕망이 다 바닥날때가 있는지 보일라를 켜고 정신을
건조하게 어머니의 투정과 친구의 허영에 대답하지 말아야지 또 주어

아무렇지 않다 하다가 아무렇지 않다 쓰다가 대담하게도
처음부터 다시 말 하는 것을 다시 다 배워볼까 결심해야지
늙은 나무가 되는 것이나 밑둥을 움켜쥐는 것이
다 다 아무렇지 않으니 나에게 양해를 구해야지
버젓이 사는 것에 대해 일일이 고백하고
말해야지 주어 주어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