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훈

'어-어 나 요즘 왜이리 일을 안주는지 몰라-, 병특은 병역특례복무규정에서 특별한 사유없이 퇴사시키는건 금지되어 있는데- 설마 날 자르려는 건 아니겠지?'

'어휴- 일이 없어서- 회사에서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어-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좀 너무 뜬금없고, 독어공부를 하자니 정말 일 없는 애 처럼 보이고- 오늘은 정말 팀장한테 일 달라고 졸라봐야겠어-'

만약, 월요일 비딩탓에- 주말내내 불철주야 육신의 노곤함조차 잊은채 프로젝트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떨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일순간- 아무런 도덕적 여과없이 살인충동을 느낀다거나, 이런 반응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이놈!' 이라고 타이핑 한 다음 :@을 카피앤 페이스트로 10초쯤 누른 다음 오른쪽 새끼손가락으로 엔터키가 부서져라 누르는 그런- 반응.

뭐- 사실인데 어쩌겠는가- 하지만- 누군가 약올리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공교롭게도(이 단어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저런 이야기를 하고나면 그 즉시, 오른쪽 아래 시스템 트레이에 메일이 왔다는 신호가 오고- 확인 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열어보면 그 메일은 꼭 업무요청 메일이다.

'어- 음 나는 좀 천성적으로 내장기관이 튼튼해서- 평생 별로 소화가 안된다거나 한적은 없거든- (그래서 아무거나 잘먹어)' 라는 이야기를 하면- 그 주에는 물만 마셔도 속이 더부룩 하고 설사 기미가 보인다.

그렇다- 공교롭게도, 두 일화는- 한 백년 뒤엔 간결한 속담, 내지는 관용어구로서 자리를 잡게 될지도 모를만큼 우화로서의 플롯을 너무 잘 갖추고 있는 데다가- 약 올리면 벌받는다- 라는 뚜렷한 '권선징악' 의 모랄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좀 진부한 소재이긴 하지만, '난 맥주 1000cc 정도 마셔도 음주단속 안걸리던데?, 괜찮겠지 뭐-' 라며 돌아오는 길엔 꼭 어디선가 그런 나를 약올리듯 발광봉을 흔들며 맞이하는 경찰들이 보이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