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이라는 건- 그저 달린다 라는 것 이외에 상징하고 있는것이 꽤 많아서 그런지. 그저 일년에 한 두 번 일지도 모르는 연중행사가 된다 해도- 마치 매일 아침 조깅하는 사람들 처럼 그럭저럭 뿌듯 해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다.
홀로 공원을 찾아 터벅터벅 걷고 있을 때엔 그 모습이 꽤 사색적 이기도 하고 로만틱하기까지 해서 흐뭇해 하다가도- 막상 달릴 때엔 금방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그 기분이 남다르다. (물론 평소에 뛰어본 적이 없기 때문) 이제 겨우 오분 쯤 뛰었을까 싶은데도 마치 새로운 나로 태어났다는 듯 감격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너무 뿌듯해서 같이 달리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인사라도 건내야 되는 건 아닌가 싶은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뭐- 난 항상 그런식이었던 것 같다. 몇 달 째 지지부진 하고있는 독일어 공부도, 아주 가끔 의지에 불타올라 이제 겨우 십분쯤 한문장 해석해 놓고는 마치 이미 독일에 와 있다는 냥 허공에 대고 "아웁비더제헨-" 을 외치며 의기양양 해져버리는 그런 코미쉬한- 녀석인 것이다. 근면성실함은 모자라도 대체로 낙관하는 삶- 쯧.
어쨌든 공부도 하고, 조깅이라는 것도 해보았으니- 지금 당장 잠들어도 원이 없으려나. 괜시리 하루키처럼 멍한 표정이 되어 아침마다 조깅 따위나 하며 사는 삶을 상상 해본다. 하암- 뭐 이런 글이 되어 버렸담. 일기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