뚤린 입으로 그가 말한다

내가 너그 학교 앞에 거기 사거리 있지? 그 왜 철길 지나가는 모퉁이 말이여. 내가 거기서 장사했었다니께. 삼십년 전에! 그때 내가 쌀 사백가마니 돈으로 시골서 올라와서 그 가게를 시작한거여. 그때 너그들 백만원짜리 집에 살았다므는 나는 천만원짜리 사업을 시작했단말이여. 그때 내가 그 왜 가나전자 대표랑 같이 바둑도 두고 그랬다니까. 내가 그때 이 뭐냐. 냉장고, 텔리-비전, 오디오 같은거 취급하고 그렇게 사업을 차린거여. 그때 내가 그 돈 가지고 처음에는, 주유소를 할까 아니면 호텔을 할까 고민했었는디. 그때 내가 주유소를 했으면 때부자 됐을터인디. 아 서울 한복판에 주유소 하나 가지고 있어봐. 그게 어디 기름 팔아서 돈버나? 다 땅으로 부자되는겨. 거기 너그 학교 앞에 청기와 주유소. 그거도 내가 얼마전에 알아봤는데 이백억인가 하더라고. 그게 다. 그 땅이 돈인거여. 어쨌건, 나 그때 사업하고 돈 홀랑 다 까먹었어도 다시 시작해서 이정도 발 뻗고 살고 있잖아. 운이라는 건-말이여- 응? 로또복권 당첨되듯 그렇게 오는게 아니여. 운이라는게 무슨 하늘에서 굴러떨어지는 줄 알어? 아니여-어. 다 일년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고 나면 그것이 복인거여. 올해는 이만-치 계획 세우고, 그 해에 그걸 이루고. 그것이 바로 복인 것이여. 요즘도 내 친구들 만나면 뭐라고 하는줄 알어? 초등학교 동창들 말이여. 그때 나는 코찔찔 흘리고 다니던 놈이었는데, 지금 내가 이렇게 사는거 보고 다들 부러워하는거여. 엇그저께도 내 친구녀석. 이. 요 옆에 사십일층짜리 건물에서 경비일혀. 그놈이 나랑 나이가 같은데, 요 옆 건물에서 경비일을 해요. 밤새도록 해 놓구서는 아 겨우 일당 이만원씩 받어. 그런 놈은 내 앞에서 슬슬 기는겨. 나 이 아파트 사는거 보고 그냥 놀라버리는겨-어. 그러니까 내 말 잘 들어. 친척이고 가족이고 소용 없당께. 뭐가 젤로 중요한 줄 아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끝인거여. 돈 벌면 그게 힘인거여. 아. 학교에서는 도데체 뭘 가르치나 몰라. 응? 대학교에서 왜 돈버는 법은 안가르쳐주는지 몰라. 사년제 대학 나와서 봉급쟁이 되는 놈들? 그거 다 한심한 짓거리여. 평생 뼈빠지게 벌어봐야 3억이여. 그렇게 살면서 뭐 좀 있다고 떵떵거리는 것들 보면 아주 한심혀. 돈 못버는 그런 놈들은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해를 못해요. 자 봐라. 내가 우리 아들노무새끼 비엠더블유 지포를 사줬단 말이지. 그걸 가지고 사람들은 우리가 빚을 내 가면서 그 차를 사준 줄 알어. 돈 없어봐 그 차를 어디 현찰로 주고 사. 자랑할려고? 그게 아니여. 그 사람들하고는 레벨이 다른겨. 우리는 그마-안치 사니까 다 그런 비싼 차도 현금주고 사서. 몰고다니고 하는겨. 우리가 그 차사서 쩔쩔매면서 사는게 아니라 다 몰고 다닐만 하니까 그러는 거라구. 그러니까. 레벨이 다르면 말이 안통해. 여기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줄 알어? 골프 못치면 말도 안통해요! 반상회 할 때에도, 한번 빠지면 죄송합니다-아 하고 얌전히 돈 갖다 줘야되. 여기 사는 사람들은 돈하고 관련된 사람이 없어. 돈 벌려고 걱정 안해도 사는 사람들이라고. 골프 쳐봤어? 골프 칠줄 알아야뒤-야. 나도 전에 여기 닭장에서 육개월동안 그것만 쳤잖아. 근디 내가 요새 오십견이 와서 그만뒀지. 나중에 어디 선산에다가 닭장 지어놓고 골프연습이나 했으면 좋겠드라니께. 그런것도 다 배워둬야되. 그러니까 내가 하는 말은 너도 멍청하게 그러지 말고 얼른 사업을 혀. 너 졸업해서 뭐할꺼냐. 졸업해서 봉급쟁이 되 봤자- 아 평생 일하고 삼억 벌면 많이 버는거라니까? 삼억 벌어서 뭐해. 겨우 쬐그-마한 집 하나 사는거 밖에 더 되? 안그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