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편의 글을 짓겠다는 다짐이 이토록 어려운가. 하루 한 시간 그림을 그리겠다는 다짐, 하루 한 끼를 정성껏 차려 먹겠다는 다짐, 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단 며칠 규칙이 있고 일관성이 있는 삶을 지켜내는 것이 어렵다. 때로는 피치못할 일들이 흐름을 방해하기도 하고, 대게는 나 스스로 한 번쯤은 어떤가 하며 규칙을 깨 버린다. 몇 년 전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십 년 전부터일까 이십년 전 부터일까 늘 같은 자리, 늘 게으름에 빠지고 마는 습관을 고치고 싶었고, 그게 안 된다면 내 삶은 나아질 구석이 없다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며, 늘 그렇듯 지금 또 반성하고 다짐한다. 차 한 잔도 충문한 마음가짐으로 마시도록 하라-는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잘 보이는 몸 어딘가에 새겨 넣어도 마찬가지일까. 하여간 이런 내 모습에 늘 자책하고, 늘 비관한다. 내가 나에게 해주고픈 말은, 이 못된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생산적이고 건강한 삶으로 나아가는 좋은 습관을 몸에 베이도록 하지 못하는 한 나는 어디도 나가지 않을 것이다. 좋은 습관이 일주일, 열흘, 한 달, 석 달, 나아가 일 년을 꼬박 채워 나갈 수 있다면, 그제야 비로소 나에게 자신감이 생길 것이며, 그제야 비로소 세상에 당당히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그림도 그런 꾸준함에서, 단단함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다른 많은 것들을 희생해 온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