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공유할 수 없는 외로움이 있지, 하며 가로등 아래로 연기를 뿜어내고. 천연암반수로 만든 소주와 편의점 냉동 야식 시리즈가 왜이리 맛있지, 하며 생각한다. 공유할 수 없는 외로움은, 그런 것이다. 십일번가에서 어머니를 위한 미끄럼방지욕실매트를 주문하고 소주 먹은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그릇을 잘 닦아 놓고. 그런 이야기들을 글로 적으면 좋을거야 하며 피식 웃으며 키보드 앞으로 돌아오는 그런 과정들. 그런 과정은 공유할 수 없다. 보고싶은 사람이 생겼지만, 그 사람에게 이런 고독을 공유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외로움은 우습게도, 그 모든 과정 속에 관객을 들이고 싶어한다. 이 관객이 보면 어떻겠어, 저 관객은 어떻게 반응할까- 하는 식. 그러면 나는, 에이- 뭘 하며, 뒷통수를 긁적이며, 괜찮아- 라고 말한다. 그런 외로움은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