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 2024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언제든 나가서 달리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달리기를 통해 체중을 줄인다거나 체력을 기른다든가 하는 목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저 달리기가 좋아서 뛴다. 땀에 흠뻑 젖어 뛰고 있으면 꼭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만 같다. 놀이터에서 밤늦도록 뛰어놀던 세대라서 그런지, 달리다 보면 괜히 철없는 소년이 된 것만 같고 그 시절 어느 날의 어떤 냄새라던가, 분위기 같은 것들이 구체적인 맥락 없이 자꾸 떠올라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래서 달리기가 즐겁다. 자유롭다.

요가에 흠뻑 빠져있는 아내가 요즘 달리기에 적극적이다. 운동화를 하나 선물해 주고 내가 좋아하는 남산 둘레길과 홍제천, 그리고 잠수교를 건너는 달리기 코스를 소개시켜 주었다. 달리기는 혼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와 함께 달리는 것도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하늘을 더 자주 보게 된다. 여름 하늘에 층층이 쌓인 구름들이 무척 보기 좋은 요즘이다. 가을의 하늘은 또 얼마나 높고 푸르를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