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쳐버리고 싶다 라던가 숨어버리고 싶다 라는 의지-에 있어서 가장 큰 적은- 도망치거나 숨는것을 용납하지 않는 자기 자신 뿐이다."
위의 생각은- 처음 떠올랐을 때 부터 흡족할 수 밖에 없다.
마치 태어날 때 부터 신분을 가지고 태어나던 계급사회에서 처럼-
저 문장은- '역설' 이라는 혈통을 지닌 채로 태어났기 때문에
나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기타-스트링과 허스키보이스 라는 조건하에 기타소리는 되도록
궁상맞아야 하고 허스키 보이스는 적당히 건조한 맛이 있어야 한다
라는 식으로 음반을 콜렉팅한다거나
범우사르비아 문고판 세계문학전집을 읽는데, 책표지 컬러가 옐로우-
에서 다크블루- 가 되는 순서로 읽는다던가 하는 짓 처럼-
무의미한 것들을 의미있는 것 처럼 포장하는 프로세스의
또 다른 반복인지도 모른다.
머릿 속에 떠오른 어떤 생각이든, 혹은 어디선가 주어들은 어떤 문장이든
그 관념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이냐에 따라 취사선택 되어질 수 있으며,
그렇게 콜렉팅 된 관념의 라이브러리가 나의 행동을 지배하거나 성격을
형성하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보자면,
일반적으로 믿고 있듯 성격이라는 것이 마치 선천적인 유전인자 탓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하는 일들이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개인의 성격조차 스스로의 취향에 따라 선택되어진 것 일지도 모르므로.
(그렇다면 취향은 어디에서 오는가- 따위의 문제가 남는 건가-)
"그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야!"
라고 누군가 금방이라도 외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