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기꺼이 시간을 내 만나서 성심껏 이야기를 들어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그 누군가가 나를 평하는 것이 사뭇 달라진 다는 것을 눈치 챘을 때, 긍정적인 평가로 인해 얻어지는 허영심은 꽤나 싸구려 값어치이구나 라는 불편한 편견 하나.
어떤 그 무엇인가가 내게 얼마만큼 중요한가 혹은 내가 얼마나 그것을 열망하는가를 가늠해보고자 할 때, 사람들은 그것을 잃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 얼마나 혹독한지, 그 것과 결별했을 때 느껴지는 상실감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지 따위로 평가하고 싶어하지만, 그런 슬픈 감정 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언젠가 한번 쯤 해보고 싶었던 배역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이 없다더라. 라는 불미스러운 편견 하나.
격정은 어쩌면 그만큼 열정적이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강박의 표출이거나, 아직 값아야 할 감정적 부채가 남아있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감정적, 감상적이지 않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으며 무심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는 오히려 지나친 감상보다 더 순수할 수 있다. 라는 불완전한 편견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