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것이라곤

아, 틀림없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산다는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것이 억지스럽게 느껴질뿐입니다.
문득, 느낀다. 라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 느낌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 대교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야경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오직 그 순간에만 느낌이라는 것을 갖게됩니다. 그 느낌이란, 뭐랄까, 아무렇지도 않다 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러면 저는 슬며시 웃고, 입을 다물고, 그런 저 자신을 발견하고, 그런 저 자신의 관객이 되어버립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그 느낌들에 대해서는 뭐라 더 설명할 방법이 없군요.
저는 세명의 다른 동료들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동료들로 말할것 같으면, 올 한해 제가 큰소리로 웃는 소리를 듣는게 소원이라고 말하곤 하는 그런 살갑고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그 중 한명은, 프랭클린 코비사의 다이어리를 줄곧 소지하고 다닙니다. 다른 한명은, 던힐 일밀리를 하루에 세갑 가까이 피운답니다. 그에게 팔밀리 던힐을 피워보라고 권해봤지만 소용이 없더군요. 또 다른 한명은 존경하리만치 말 수가 적고, 유머감각은 없지만 잘 웃는 그런 사람입니다. 유머감각이 없는 그녀가 농담을 하는 날 저는 큰소리로 웃어보이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저의 그런 호언장담에 그들 모두가 즐거워 했습니다.
산다는 것, 웃기거나 슬프고, 만족스럽거나 불쾌하고, 자랑스럽거나 창피한 순간들. 그런 느낌들. 그런 것이 바로 산다는 것이겠지요? 그런 느낌들을 갖는다는 것. 그렇다면, 산다는 느낌은 좋은 기분일까요? 당신에게도 삶은, 산다는 것은, 그런 좋은것인가요?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것인가요.
틀림없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사는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모든것이 억지스럽게 느껴질뿐입니다. 자연스러운 것이라곤 고작 이런 고백들 뿐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