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추억은 내 머리 속에 저장되는것이 아니다
겨울날의 추억은 차가운 대륙의 공기가 기억하고
여름날의 추억은 바다에서 날아온 물방울이 기억한다

지난 해 나와 함께 겨울을 보냈던 공기는
대륙을 지나 북극을 여행하고 돌아와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날의 향기와 감촉들을 내게 돌려준다

아버지의 고물상에서 만졌던 쇳덩이의 차가운 감촉들도
방문을 열면 느껴지던 코끝이 찡한 독일의 겨울 냄새도
초겨울 시청앞 광장에 누워 영화를 보며 너와 나누던 온기도
하나도 빠짐없이 내게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