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커다란 공터. 나는 그 위를 지나는 유목민이다. 마음은 내것이 아니다. 마음 속으로 뜨겁고 차가운 기분이 드나든다. 그래서 그 기분도 내것이 아니다. 기분은 내가 서있는 마음 위로 내키는대로 불어오고 스며들었다가 또 증발해버리고 만다. 극지로부터 불어오는 삼엄三嚴한 바람, 허무와 우울, 불안이 나를 떠밀고 옥죄고 무너뜨린다. 적도로부터 불어오는 낙관적인 바람은 여유와 기쁨, 사랑을 싣고 와 나를 들뜨게 하고 춤추게 한다. 나는 마음 위를 유랑하며 다양한 기분을 맛본다. 그 어느 것도 나의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