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력

전.속.력 으로 달릴수만 있다면,
바이크도 좋고 베히클도 좋고 그 무엇이든 나쁘지 않다.
길은 왼쪽으로 뻗어있지만. 목적은 기이하게도 오른쪽에 있다.
몸을 싣고 왼쪽으로 난 그 길 끝까지 떨어져 버렸으면- 하고 생각 했다.

전.속.력 으로 달릴수만 있다면,
부들부들 허무하게 떨어져 나가는 그 어떤것도 아깝지 않다.
도주로는 언제나 과거로 향해있지만 그것은 유년에게만 허락되어 있었다.
영혼을 싣고 내 유년의 끝까지 떨어져 버렸으면- 하고 생각 했다.

그렇게 텅빈 왕복 2차선 도로위에서 U-턴 만 반복하면서도.
언제까지나 전.속.력을 상상한다.

어떤 두려움. 어떤 침묵. 어떤 불발탄.

핸드폰 액정위에 격자모양 손자국을 만드는것.
티브이에 투신하신 부모님 곁을 지나가는 것.
Somthing about us 를 듣는 것.
배너 위에 시선을 내버려두는 것.
온라인 상에 없는 사용자를 동경하는 것.
비가 그치면 화를 내는 것.

웃지않고 웃는 법을 알게 되는 것.
버려두지 않고 잡아 가두는 것.
지나치게 사려깊고 너무 배려하는 것.
홀로 규정하고 단념하는 것.
그 어떤 것을 생각하는 것.

시종일관

시종일관 나로 귀착되어버리는 온갖 비유와 상징들 그것에서 탈출하고나면 조금은 다른이야기를 할 수 있을게다. 자책, 자괴, 자학, 그런것들에서는 조금 벗어나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긍정적인 곳으로 극복되어진 것이 있는 반면 그대로 인정해버린 유실된 목적과 의미들이 분명 있다. 그런것들이 합리적이고 자연스럽게 흐르게 된다면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같다.

이를테면 인류를 구출할수 있는 방법이라던지 세계평화나 인류공멸에 대한 아이디어라던지. 뭐 그런- 풉

그래서 조금 부자연스럽더라도 견디고 참고 나와 손뼉을 좀 더 잘 맞추어 보아야한다.

현재로서는. 슈-게이징. 멍텅한 시선도 거의 눈이 감길듯 망각하는 일에만 쓰여지고. 거의 무조건적 긍정해버리던 박수갈채도 둔탁한 곳으로부터 들려오고. 닥치는대로 가능하다는 잘난 적응력도 그리 자랑할게 못되는 일이 되버렸다.

지금 벗어날 수 없으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게다. 아주 오랫만에 그어보는 데드라인-

파도입니까 지평선입니까.

파도는.
저마다 풀지못한 하얀 실타래를 한가득 밀고 온다.
마지막 남은 목소리로 모래위에 긴 사정을 털어놓고
기침을 참으며 모래위에 하얗게 늘어누워 버린다.
세상에나 끝이없구나! 휴-

비온뒤라 조금 흐릿하지만 멀리 지평선 가까이를 바라본다.
당장 마땅한 결론이나 해답이 없어보이지만.
한결 깊고 차분한 표정.

일상의 나는,
전속력으로 답없는 질문을 향해서 끝없이 어푸러지는
파도만 정신없이 바라본다.
새삼스레 헛되고 한심스러운 표정.

파도이든, 지평선 가까이 심해이든.
그곳에서 까지 굳이 의미를 찾고, 눈을 찡그리는 일도
사실 바보같은 일이긴 하다.
바다에겐 아무 의도없이 그저 자연력 그 자체일 뿐일텐데 말이지-.

치익- 마지막 담배를 끄고
먼데에 있지만 손을 잡아준 지인과 한참을 걸었다.
한없이 고맙고 기꺼운 기분.
지금은 그것만 기억하자-

일식

어떤날 만난 일식이다.
기다려왔던 일도 아닌 우연한 사건,

달이 까맣게 해를 가린다.
사위가 어두워지고. 이내곧,
달이 하얗게 해에게서 멀어진다.

그날 이후로,
난 다시만날 그순간을 꿈꾸게 되었고.

숨죽인채 다시 그 순간을 만나기 위해.
흐릿하지만 궤도와 주기를 의식하며
기다림을 잊은채 살아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문득,
눈을 부비며 처음 만났던 그 까만원을
다시 만날수 없다는걸 어렴풋 깨닫고 나서부터
나는 그것과 닮은 것을 그려보기로 했다.

하얀 종이위에 까맣게 원을 채웠다.
달이 해를 가리듯.

모양은 비슷했지만,
그대로 죽은듯 움직이질 않았다.

달이 해에게서 멀어지듯.
다시 하얗게 지워본다.

남은건 결국 처음처럼 하얀 종이뿐.
만져보니 종이가 조금 닳았다.

살며 꿈꿔오던 것은
완전에 가까웠던 그 까만 원이었지만.

결국 내가 그려 낼 수 있는 것은
바닥이 닳도록 그것을 지워야만
완성되는 그림이었나보다.
쟂빛 보푸라기만 남긴채

움찔

다문입술을 볼때마다 내가 꾸민 희극은 정지되버린다.
'여러분 모두가 나의 주인입니다' 라는 극 속에 있던 나는.
더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관객의 웃음을 기다리지만
조각난 피부조각들이 더 굳어진 입술을 하고 관망할때면.
어리석게도 또 움찔 거리고 만다.
한편의 비극은 어떨까?
적절한 화대로 당신은 무엇을 지불했습니까? 라는질문에
아포리즘이 아닌 무관심이었습니다. 라고 답한다.
이내 난 뒷짐진 그의 표정을 응시해본다.
빚진것 없는 그의 손에 무엇을 쥐어주려하는가.
심각한 입술을 미소짓게 해보겠다는 심보.

비껴나기

어차피 남는것은 또다른 필요.
라는것을 깨닫고 난 후에는.
'어차피' 라는 단어 자체를
망각하기 위해 애를 쓸지 모른다.
비대해질뿐. 영원히 반복되기만 한.
이 것에서 비껴나기 위해서는.
내적인 명령과 복종이 좀 더 잘
구현되어야만 한다.
스스로 비웃고는 있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어야 할텐데..

한순간이라도. 생을.
바라고. 느끼도록.
살아다오.

가벼운게 전부이다

껍데기만으로.
느낌을 담아내기엔 가벼운.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듯한 표피만으로도
잘 살아가고 있다.

신파조의 극속에 등장하는
가족의 아픔.
사월처럼 향긋한 햇볓이 어울리는
개구장이같은 救愛.
새벽녁에 잠겨오는 빗소리에
애처럼 부리던 투정.

그런것이 없어도 살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것이 없어도 살수 있다는 것이냐?

잘 정리되기만 한 폴더와 파일트리 처럼
생각할것은 당장 오늘의 일.
적당히 가깝게, 적당히 멀게. 차단버튼
사이로 간단히 유지되는 인간관계 MSN.
먹고 자고. 이외에 남은 생의 충족은
컴퓨터.

껍데기만으로.
느낌을 담아내기엔 가벼운.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듯한 표피만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IDLE IDEA

전율을 바라지만. 눈물이나 웃음은 오히려 가벼운걸.
지나쳐버려. 담고있기에 난 너무 가볍고 소란스러워.
자꾸만 떨어지면 시시해져버려.
고도가 낮아서도 소리가 작아서도 아닐꺼야.

거기에 비춰진 것을 보는게 아니야.
그 위에 그어진 가지런한 패턴이지.
촛점이 필요없는 편이 나았으니.

반향을 위한 소리는 애초에 태어나지도 안았길 바라며
무한히 날아가 흩어지는 소리만이 공명 되어지길.
자위적 색색 날개, 번번히 뭉쳐지는 휴지처럼
날기에 참 가벼운 색채

웃음

웃음이 사라지고,
자잘한 관심과 욕심들에 눈이 멀고,
눈앞에 뿌옇게 한꺼풀 뭔가 씌인듯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웃고있어.

웃음은, 그저, 빈공간을 채우기 위한 것이고,
놀라 반겨함은, 더이상 욕심부리지 않아도 되어
건네주는 자비로운웃음이다.

해야할 일들만 생각하기에도 바쁘고 족한
날들이 부럽고 족하다,

만족한다고. 난 지금이 좋다고,.. 애써 더 해야할
말들을 담아두고, 더 동정받고싶은 마음들을 추스려.
무엇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거든.

아무생각없이......

넌 왜......?
라는 질문. 혹시 너도 하고있니?
넌 왜... 라는 질문은. 무슨 필요에 의한 질문일까.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걸까.

몫은

큰 기쁨도
큰 슬픔도
모두 곁에 누군가가 필요하고
그만큼의 사람들이 곁에 생겨납니다.

큰 기쁨 곁에는, 좀 더 튼튼한 사람들이.
큰 슬픔 곁에는, 좀 더 약한 사람들이.
큰 기쁨의 주변에서
큰 슬픔의 주변에서.
모두 다른곳에 서서 혹은 앉아서
울며 웃으며 나름대로 만족합니다.
한때는 그것이 나에게도 너에게도.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것 같지만..

큰기쁨, 큰 슬픔을 이야기 하는 이에겐 늘
더 큰 기쁨, 더 큰 슬픔에 대한 강요가 있습니다.
간혹 우린 그 요청에 응답하듯, 더 깊고 높은곳으로
쓸려내려가도록 자신을 놓아버리기도 하구요.

두가지의 너무 다른 감정상태에서
동일한 한가지 목적을 발견하게 되면.
알수없는 큰 허무와 딜레마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순간에는..이런 결심을 하곤 합니다.
큰 기쁨도 큰 슬픔도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하지요.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 하구요.
맞습니다.
하지만 그 느낌들이 닳고 닳아
무의미해지도록 만드는건,
참 슬픈일입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각속에 박힌
공익에 대한 관념들이 우릴 슬프게 아닐까...

영원한 지표에게

목적의 목적, 의미의 의미에 관한 허무.
하나같이 다른 개념과 관념에 대한 불신.
'영원함', '절대' 에 대한 적대적 불신.
우주미아, 어차피 홀로라는 식의 체념

믿음에 대한 믿음, 체념에 대한 체념
허무에 대한 허무. 말장난같이
끝도 없는 궤도에서

다른 차원이 열리듯,
앞이나 뒤가 아닌 옆으로
한발자욱 내딛는다.

그래서, 이제 난 그곳이 있지 않다.

단지 한발자욱.
그걸 포기하는게 그렇게나 어려웠을까.

멋져보이는 구절을 노래할수 없고
시리게 차갑거나 데일만큼 뜨거움을
이야기 할 수 없는.
아니,
이야기 할 필요 없는..그곳에 도달하여
부정할수 없는 유일한 깨달음에 도달했으니.

그 모든것 보다 소중하고.
그 모든것 보다 의미있는.
하나의 깨끗한 중심을 발견하였다.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와도.
진부하지 않으며.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와도.
허무하지 않으며.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와도.
한숨짓지 않게 되는.
아침과 같은 궤도.

새로운 궤적에 서서 나를 반겨준.
다시 춤출수 있도록 중심이 되어준.
영원한 지표에게 감사할뿐.

無나.
내가 없는곳에 네가 있다는 것.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말을 하였다.

LOVE

집착, 때로는 사랑의 징후이며
집착, 때로는 이별의 징후이다.

힘들지 않길 바라기도 하며
힘들어 하길 바라기도 한다.

나와 같다는 생각에 만나고
나와 같다는 착각에 힘들어 한다.

한사람이 영원을 믿게되면
한사람은 영원을 믿지않게되고.

때로는 나의 삶을 더 사랑하고.
때로는 너의 삶을 더 사랑한다.

오만하게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이 찢기도록 그리워하기도 한다.

누가 더 행복한지를 얘기하다가
누가 더 아픈지를 얘기한다.

어떤 논리로 다 설명할수 있다 생각하다가도
어떤 논의도 할수 없이 불합리하기도 하다.

정말 쉽다.
정말 어렵다.

되도록 생각을 말자.
우리의 가슴은 따뜻하다.

서로가 만든 관성

우리는 한참을
굳게 맞잡은 손으로 서로를 의지한채
흔들림없이 공전하며 멋진 춤을 추었던것 같아.

알수없는 곳에서 내려앉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빛 때문에 내 시야에 다른 모든것은 어둡게 가라앉았고
오직 너만의 선명한 음영과 틀림없는 움직임들로 가득했어.

곧잘 서로의 발을 밟기도 했지만
점점 우리의 호흡이 만드는 리듬을 알게되었고.
눈을 감고도 너의 움직임을 그려볼 수 있었어

그러다 어느날,
밀고 당기며, 방향과 속도를 유지하며 나를 잡아주던
너의 손끝에서 점점 힘이 빠져나간다는 것을 느꼈었어

조금 피곤해 보였지만, 그 느낌 그 순간을 놓치고싶지 않아서
그렇게 한참, 등이 흠뻑 젖을만큼 오래도록 춤을 추었지..

힘들었는지 한순간 비틀거리는 너를보며
불안한 마음에 놓치않으려 손을 꽉 붙잡으려 했어...

그런데..순간, 너무도 허망하게 너의 손을 놓쳐버렸고
서로가 만든 관성에 의해
그렇게 빠르게 반대편 어둠속으로 너와 나를 던져버리게 된거야........

한참을 그렇게 스스로 역행할수 없는 힘에 의해
차갑고 어두운 곳으로 던져졌고,

서로를 밀어냈던 그 힘조차 남아있지 않게될 때쯤
어디로 얼마만큼 왔는지도 모를 이곳에 멈추게 되었어..

몇일이 지난걸까..어둠속에서,
난 온전히 그대로인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어디 한 군데 잘려나가기라도 한 것처럼
허전하고, 시린 그 단면을 더듬거리고 있었어.

너는 어디쯤에 있는걸까...
정확히 반대편에 있는걸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차갑게 얼어붙은 그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어.

비틀거리면서도
난 자꾸만 엎드려 바닥을 만져 봐야했어
미끌어지면서 내가 흘린 핏자국을 확인해야 했거든
정확히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 말이야..
다행히 흔적은 선명했고 추억처럼 따뜻했어...

그렇게 걷고있다가도..

갑자기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을때면
정신이 번쩍 돌아오면서 이런 의심을 하게되었어..

과연 다시 처음 손을 잡고 춤을추었던 그곳에 가면
다시 만나게 될까? 그아이는 어디쯤에 쓰러져있는걸까
나 처럼 다시 돌아오기 위해 지나온 흔적들을 찾고있을까..

아니면 더 깊고 어두운 반대편을 향해 걷고있을까...
하고 말야...

얼마나 더..
이렇게 흘러가야 할까...
몸은 점점 차갑게 얼어붙고..
눈이 시려서 잘 보이지 않으며,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 흔적은 희미해져만 가는데...

크레파스

무엇이었는지도 모를만큼 시간이 빠르게 느껴져.
마치 떨어지듯.
그렇게 보통 말하는 마지막날에 가까워질수록
공기는 더 차갑고, 주변의 풍경들도 빠르게
뭉게져 버리는것 같네...

나는 변해야해....
노력하고있는데 그게 잘 되질 않아.....
살다보면 꼭 그렇게 변해야만 하는 일도 있나봐.
술에 잔뜩 취해서 웃고 떠들고 춤추고나면...
집에가는 길엔 구역질이라도 해서
안에있는것들 싹 비워내야 속이 편해지는 것처럼...

그런데 쉽지않은건.
내가 가진건.
단색의 짧고 뭉툭한 크레파스 한조각뿐이라서...
향이 온방을 진동시킬 만큼 덕지덕지 칠하고
빈틈 없이 다른 색으로 메꾸어 놓아도..
종이에 깊이 스며든 처음의 잉크빛은
변함없이 남아있거든.....

마르고 딱딱한 크레파스 보다는..
맑고 습한 수성의 잉크가 있었으면 좋겠어..
노랗고 빨갛게 물든 그 색이 너무 너무 거슬려..
다시 흰 새종이를 구할수 없다면 차라리 검은색으로
온통 물들이는 것도 괜찮을지 몰라...

볼펜을 버렸구나...
명이 다해버린 볼펜...
그래.. 더이상 의미를 찾을수 없다면
수고스럽게 잉크를 새로 채우는 것보다는
쓰레기통속에 넣어버리는게 현명한 것인지도 몰라..

The Planet

머리 꼭대기 위에서 검고 무겁게,
아버지와 형의 목소리처럼 오래되고 묵직한 목소리,
거창한 내 이상과 그에 따라 결정된 규칙과 의무
들이 세상이 놓인 땅위로 자꾸만 눌러댄다.

그것 아래에는,

아주아주 가볍고, 투명하며, 그어떤 외압에도
즉시 반작용하는 뜨겁고 말랑거리는 그 무엇이 있다.

처음엔 그랬으나
이젠 조금 혼탁해지고, 조금 차가워지고, 조금 딱딱해져서
이젠 두드리거나, 뜨거운 입김을 불어대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일뿐이다. 너무 딱딱해진 곳은 곧잘 부러지기도 하는데
그 부러진부분은 뾰족하게 도드라져 보기 흉하기도 하며
가끔 다른이에게 빨간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은 많이 무겁지 않아서 그런지,
자꾸만 날개짓하며 날아가려고 한다.

왜 한쪽은 떨어지려하고 한쪽은 날아오르려 하는지.
왜 그 두가지가 이 좁디 좁은 하나의 몸안데 붙어있는지
알수 없다.

일치될순 없는걸까? 그 두가지가 한쪽을 택할수 있다면
훨훨 날아가던지, 아니면 무겁게 가라앉던지...
지금보단 좀 더 간단하고, 시원할 것 같은데...
그렇게되면,
생각지도 않은 일을 저지르지도 않을 것이고.
마음에도 없는 짓을 해야하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 나는 자꾸 날개짓을 하려한다.
머리 위에서는 자꾸 차갑고 무거운 목소리고
당연함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 아래에서는 뜨겁고 가벼운 몸짓으로
또다른 당연함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하나의 행성이 외압과 내압을 견뎌내듯
나라는 이름의 하나의 행성이 뜨겁게 불타며
겨우겨우 외형을 유지하려 애를 쓰고 있다.

세상사람 모두가 이러한 아슬아슬한 극과극의 구도를
이루고 살아간다는게 참으로 신기하다..

내안의 두가지 혹은 그 이상의 의지가 있지만
보여지는 결정사항은 결국 '나'라는 존재가 내린
결론이 되어버리는데. 그게 참 무섭다.

한쪽에서는 분명 극단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나
다른이게게 보여지는 나의 결단은,
결국 하나의 의지로서만 인정받게 된다는 사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는건
그래서 어렵고,
또 내가 선택한 그 어떤것에대한 책임을 진다는것도
그래서 어렵다. 그래서 나와 다른 또다른 어떤이와 교제한다는건 더더더욱 어렵다.

The Scab

이별뒤의 내동댕이쳐진, 자존심, 복수를 꿈꾸는것,
그저 소모적인 자위일뿐이다.
냉담해져야 하고, 무관심해져야 한다는 것.
그게 최선인것 같다. 여전히 이니셔티브의 문제...

이제 잊어버리곤, 좀 더 두껍고 단단한 옷을
지어입을게다, 다시는 벌거벗겨지고 찢겨지기 싫으니까.

이십대, 느껴지는 모든것들을 향해 벗겨져 있던
어린 피부위로,
때론 살가운 온기를 전해주기도 했고
때론 날카로운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고
때론 데일만큼 뜨거운 욕망을 쏟아붇기도 했던
함께했던 모든 추억들..
모두...눈물겹고, 감사할뿐...

그저 흐르는 시간들에,
어둡지 않은 밝은 햇빛속에서 다시 살다보면
조금 보기흉한 딱쟁이를 남기면서 아물어 가겠지..

돌아보건데 사랑은....
그안에서 나를본다,투영하다.
영원한 지지자에 대한 소원
공감자의 획득,(게다가 안정적인)
위의것을 통한 충만감(일시적이고 연속적인).
어떤 완전함에 대한 희열.
기쁨, 슬픔, 동정, 복수, 파멸...등..
감정자체에 대한 욕구충족,
유아기.
익숙한 농담.
그러나.
여전히 initiative,
반쪽의 그리움. 집착.
복수,공멸
입장의 뒤바뀜,반복회귀
이것에 대한 균형.
이 모든것들에 대한 믿음,
이 모든것들에 대한 약속,
이 모든것들에 대한 노력,
아니라면.... 이별인거야..
미련,자존심,애증,무관심,냉담....
이라는 망령............
결국 이 모든 자기보존이라는 절대적 사명.

더이상은 알수없고.
결론내리기 싫구나..
말을 아끼자....

시간이 지나고..
아물고나면...

날 알아볼수 있겠니...